회고

개발자 회고 | 2023년 회고

개발자R 2024. 1. 1.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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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한 해를 한 마디로 정의내릴 수 있을까.
어젯밤 2023년 1월 1일 사진부터 12월 31일까지 사진을 다 훑어보았다.
제주도 여행, 아프리카 & 유럽 여행, 종로여행, 속초 여행, 또 제주도 여행...
염창동으로 이사한 것, 사랑하는 친구들의 결혼식...
이번 2023년 별거 한 것 없이 지나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다채로운 한 해를 보냈구나.
 

 
    새해가 되고 듣는 첫 곡이 그 해의 운을 결정한다는 소박한 미신이 인터넷에 돌아다니곤 한다.
2023년 1월 1일 12시가 되자마자 생각없이 틀어놨던 TV에서 라이온킹의 OST가 흘러나왔고,
나는 한 달 후 아프리카 여행을 가게 되었다.
 
나의 강렬했던 안식휴가의 아프리카 & 유럽 여행을 뒤로 하고 3월부터 기나긴 OO항공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내가 조직을 옮기고 투입된 4번째 프로젝트이자, 2번째 대규모, 장기간 프로젝트였다. (아직도 하고있고 내년 상반기에도 하고 있을테니.. 심지어 2025년 상반기까지 프로젝트는 계속 열린다...)
 
우리 센터에서 잘한다고 유명한 사람들도 많이 있었고, 꽤나 젠틀한 고객, 선한 사람들과 일하는 것이 참 재미있었고 성장도 많이 했다.
 

조직이동

    우리 프로젝트가 아주아주 대형 프로젝트인데, 사업부 단위로 넓게 봐서 3천억짜리 프로젝트이고 우리 센터 단위로 보면 몇백억짜리 프로젝트이다. 워낙 큰 프로젝트다보니 여러 조직에서 주관하고 투입되어 의사결정을 할 때마다 너무 많은 임원들이 모여야하고 소통도 잘 되지 않아 고객의 강력한 항의가 있었다. 그리하여 갑자기 OO항공 담당이 생겼고, 담당 아래에 클라우드 전환하는 팀, SM하는 팀, SI 전환하는 팀, 총 3개의 팀이 생겼다. 팀원들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프로젝트 철수하면 원 조직으로 복귀하는 것이 전제다. 그런데 난 아직 복귀를 못했는데, 원 조직의 팀장님도 바뀌고... 조직개편도 많이 되고... 갑자기 베트남 개발자 대거 도입... 이거 참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J님의 말대로 내가 있는 곳이 다 무너지고 남은 콘크리트 유토피아일지도...
 

 
 
 

잘 한 것들

프론트엔드.

    나는 백엔드보다 프론트엔드를 선호하고 익숙한 것은 확실한데 그렇다고 잘하는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으나 이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나는 프론트엔드를 더 잘 한다. 여전히 잘하는 FE개발자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상태관리를 잘하는 것? 손이 빠른 사람? 새로 나오는 프레임워크를 더 많이 써본사람? 여러 기준이 있겠지만 올 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생겼던 많은 블로커들을 해결했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들이 조금 어려워 하는 문제들을 해결한 경험이 많았으니 이정도면 실력깨나 있는 것 아닐까? 그 중에서도 ag-grid에 관한 문제, css에 관한 문제가 많았다. 언젠간 css 관련 플레이그라운드 같은 페이지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백엔드.

    백엔드 공포증이 있는 나. 이전에 5개월동안 있었던 빗O 프로젝트에서 스토리 티켓을 받을 때마다 프론트엔드 위주로 받아서 제대로된 백엔드 개발은 거의 하지 않았다. 어쩌다가 하더라도 이미 DB 설계는 다 되어있었고 JPA를 전혀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 코드를 참고하며 복붙 수준을 개발했었다. 하지만 OO항공 프로젝트는 모두 프로젝트 시작부터 투입이 되었기 때문에 설계를 해가면서 개발을 하게 되었고, 데이터 모델링을 함께 하다보니 백엔드의 재미를 다시금 깨닫고 백엔드 공포증을 떨쳐버렸다. 그럼에도 여전히 스프링의 기본과 기초가 탄탄한 것은 아니라서 언젠가 김영한님의 강의를 들어보고 싶다.
 
 

공인중개사 시험.

    매일같이 독서실을 다니며 인강을 들은 그 기간은 자기효능감을 끌어올리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아무도 모르게 혼자 공부하는 느낌도 좋았고, 문과머리를 쓰는 것도 좋았다. 합격은 덤 ㅎㅎ 올 해에 2차 준비도 해야하는데 그 동안 사람들 만나지 않고 공부할 생각에 설레기도 한다. 이런 나... 꽤나 I 일지도?
 
 
 

아쉬운 것들

사이드 프로젝트.

    22년 11월 즈음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아주아주 간단한 기획을 제안하여 기획만 되면 코드 자체는 구축하는데 풀타임 개발 기준 2주도 안 걸릴만한 범위였다(고 생각했다.) 공인중개사 시험 준비를 3월부터 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2달만에 끝내고 중개사 동차 시험준비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일단 기획 자체도 정말 오래걸렸고 이런저런 제약사항 때문에 나는 미루다 미루다 5월에 중도 하차를 하였다. 1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그 프로젝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따흑... 조금 벅차도 힘을 바짝 내면 분명 끝맺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모든 사람이 내 맘같지 않고 사정도 다 다르니... 아쉬울 따름이다. 
 
 

AWS 자격증.

    전사 KPI라고 하여 AWS SA 어쏘 공짜 바우처를 받았었는데 중개사 일정도 있었고, 흥미도 없고 해서 아직까지 따지 않았다. 만약 중간에 조직변경이 없었다면 억지로라도 땄을지도 모르지만... 1월에 진짜 마지막 일정이다... 꼭 따야지... 덤프 보면 3일이면 딴다고는 하는데 나는 인강 듣고 제대로 알고 따고 싶다. 이게 바로 나의 허영심이다. 난 남들과는 다르다는 허영심. 나쁘지 않을지도? ㅎㅎㅎㅎ 따야말이지.
 
 

독서를 게을리한 것.

    독서에 워낙 흥미가 없다. 여행 중에 읽었던 서너권의 책을 제외하곤 거의 독서를 하지 않았다. 요새 다시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읽고있는데 꼭 완독하고 다른 책들도 읽어야지. 나랑 생각이 비슷한, 가치관이 비슷한, 화법이 비슷한 친구들을 찾기가 어렵다. 있지만 자주 만나기 어렵다. 이제 남은건 책 속의 작가와 이야기하는 수밖에 없다. 자주 만나는 친구들이 재미는 있지만 자극적인 이야기, 불평불만이 주제일 때가 많아 불편하다. 미래에 관한 이야기 얼마전에 본 영화 이야기를 조금더 철학적인 방면에서 얘기하고 싶은데... 쉽지 않다. 얼마 전 이동진의 영화평론 유튜브를 보며 얼마나 힐링을 해댔는지. 
    비슷한 마음에 올 초 어떤 유튜버의 추천을 받고 생각구독 1년을 결제했다. 후회했다. ㅎㅎ 돈을 받고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해서 꼭 글을 잘 쓰는건 아니더라. 10년을 글만 썼다고 하는데 그렇게 실망스러울 수가 없다. ㅠㅠ 신랄한 비판을 하고 싶지만  단지 취향의 차이일수도 있으니 이쯤에서 삼켜보도록 한다.
 
 
 

24년의 다짐과 계획

1. 손에 남는 것이 있도록 일을 해야겠다.
    매주 수요일 점심 Lunch & Learn을 하는데 꾸준히 했음에도 돌이켜보면 남는 것이 별로 없다. 소소하더라도 나의 언어로 다시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또 목요일마다는 Effective Typescript 책 스터디를 하는데 다들 하기 싫은건지 열심히하는 모습이 약간 민망한건지 자꾸 미루려고 한다. 스터디를 만든 장본인으로서 기강을 다시 다져서 알찬 시간으로 만들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내가봐도 기깔난 코드, 어려운 블로커를 해결한 코드는 아주 간단하게라도 블로그에 남겨야겠다. 하루하루는 분명 작아도 모은 후 돌아보면 큰 것이 꾸준함이다. 
 
 
+
2. 승진에 욕심 부려보리라. (4월)
3. 공인중개사 - 예비 중개사 말고 찐 공인중개사가 되리라. (10월)
4. 복싱을 등록했다. 운동을 꾸준히 하리라.  (내내)
5. 영어공부 - 1년 결제한 말해보카와 12회 결제한 링글을 잘 활용하여 베트남 개발자와 더 원활히 소통하리라... (내내)
 

마지막으로 내가 직접 찍은 개화산의 사계절.
서울의 끝자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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